인질광장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4일(현지시간)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에 전쟁 만 2년을 맞아 인질 석방 촉구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2025.10.5 photo@yna.co.kr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가자지구 전쟁 발발 만 2년을 사흘 앞두고 4일(현지시간) 저녁 인질 석방 촉구 집회가 열린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
이스라엘 최대 명절 로시하샤나(나팔절)와 욤키푸르(속죄일)를 지내고 나온 시민들이 몰려들어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주변 도로에도 행진 대열이 운집하며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주최 측은 참석 인원을 약 20만명으로 추산했다.
군미필휴학생 대형 전광판의 '인질 시계'는 728일 14시간을 넘긴 상태에서 분초가 계속 더해지고 있었다.
군중들 위로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안 된다"(It's now or never)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펼쳐지며 광장의 분위기가 더 달궈졌다. 무대에 오른 진행자가 히브리어로 "에트 쿨람"(모두를)을 선창하자 사람들은 "아크샤브 국민월복리 "(지금)라고 외쳤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안 된다' 4일(현지시간)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 수놓은 대형 플래카드.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3년 10월 7일 하 봄날은 간다 마스에 납치된 251명 중 아직 인질로 잡혀있는 47명의 귀환을 바라는 구호였다.
불과 나흘 전 연합뉴스가 찾았을 당시 썰렁했던 광장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지난 밤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일부 수용하며 인질 석방과 종전에 대해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느껴졌다.
오후 스마트폰 개통일 확인 8시 본 행사가 시작되자 갈리 베르만, 지브 베르만 등 쌍둥이 인질의 형인 리란이 연단에 서서 "트럼프 대통령, 우리는 당신과 함께 한다"며 "멈추지 말아달라,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좌중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스라엘 시민이 트럼프 당신과 함께한다"고 영어로 쓰인 피켓도 눈에 띄었다.
경남은행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합의를 촉구하는 대목에서는 한목소리로 야유했다. 현 이스라엘 내각이 강경한 군사작전을 고수하며 휴전 협상에 소홀했다는 불만 때문이다.



'이스라일 시민이 트럼프 당신과 함께한다'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4일(현지시간) 텔아비브미술관 앞 전쟁 만 2년을 맞아 인질 석방 촉구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2025.10.5 photo@yna.co.k


집회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녀 셋을 데리고 친구 가족과 함께 광장을 찾은 리아트는 "인질 중에 친구나 가족처럼 직접 아는 사람은 없지만 한다리만 건너면 다 연결돼있다"며 "어서 다들 풀려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리아트는 "전쟁이 난 뒤로 왕래가 어려워졌지만,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 쪽도 방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마스가 정말로 순순히 합의를 이행할지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텔아비브로 여행왔다는 유대인 섀런은 평화가 올 것 같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섀런은 "하마스가 지금 무기를 버리지 않겠다는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이 지난 2년간 무엇을 위해 전쟁을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전쟁 발발 728일 14시간 42분 44초 (텔아비브=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4일(현지시간)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에 설치된 시계. 2025.10.5 photo@yna.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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