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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캠프에서 피란민 어린이들이 빈 그릇을 들고 서있다./신화통신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본거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격퇴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1일 가자 북부 도시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X에 “주민들이 남부로 이동해 하마스를 고립시킬 마지막 기회로, 남은 이는 누구든 무장 세력 지지자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시티 완전 점령을 목표로 지난달부터 시작된 군사 공세로 40만명이 도시를 빠져나갔지만 상당수 주민이 머물고 있어, 이미 6만6000명이 목숨을 잃은 이곳에서 민간인들이 또 대거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가희 주식
서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일대에서 70여 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건국 이래 최장기 전쟁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불붙은 전쟁이 발발 2년을 앞두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과 프랑스 르몽드 등 여러 외신은 이번 전쟁을 ‘이스라엘이 1948년ssentv
건국 이후 치른 최장기 전쟁’으로 규정했다. 레바논·시리아·이란 등 여러 중동 국가까지 휘말렸고, 미국까지 개입하면서 국제 질서 전반을 뒤흔든 블랙홀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구상안을 내놓고 하마스 해체를 공언했지만, 미국 동맹들이 팔레스타인을 잇따라 국가로 승인하면서 이스라엘의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재테크
의 유엔 총회 연설 때 각국 대표단 100여 명이 한꺼번에 퇴장하는 모습은 이스라엘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래픽=박상훈


유대교의 안식일(토요일)이던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접경 이스릴게임 다빈치
라엘의 남부 지역의 키부츠(집단농장)와 음악 축제장 등에 수천 명의 하마스 대원이 트럭과 오토바이 등을 몰고 들이닥쳤다. 이들은 주민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00여 명을 납치했다. 건국 이래 최악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을 선언하고 하마스 본거지 가자지구로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파견해 격퇴전에 나섰다. 전쟁 초기에는 하마스의 잔학상이 부팡멀티릴게임
각돼 이스라엘 옹호 여론이 작지 않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격퇴전으로 어린이·여성을 포함한 가자 주민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인도주의 위기 참상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 비판 목소리가 커졌다. 여기에 대피용 터널을 여러 개 뚫어놓고 지형지물을 활용해 이스라엘 공격에 대처하는 하마스의 ‘버티기’가 길어지면서 전황은 장기 교착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립되는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
이런 상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에 상당히 타격을 준다는 평가다. 재임 기간이 총 18년으로 이스라엘 최장기 집권 행정 수반인 그는 전쟁 초기 ‘전시에 국난을 극복할 지도자’로 부각돼 국민 여론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하마스에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들의 송환이 지연되고 가자 지구 참상이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신뢰를 잃었다. 여기에 그가 개인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정치적 기반 확보를 위해 전쟁을 강행한다”는 비난도 커졌다. 지난 2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그는 현재 ‘전쟁 범죄 피의자’ 신분이 됐다.



AP 연합뉴스쓰레기 더미 뒤지는 아이들 지난달 30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로 강제 이주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텐트촌 인근 쓰레기 매립지 위에 올라서서 땔감으로 쓸 장작과 플라스틱을 찾고 있다. 플라스틱이 타면서 발생하는 유독가스와 발암물질은 신체에 유해하지만, 연료가 부족한 가자지구에선 플라스틱을 녹인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해 난방과 취사를 해결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어진 두 달 휴전 연장이 실패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재개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기조에 보폭을 맞춰온 유럽 국가들의 변심이 본격화했다. 유럽연합은 이스라엘에 대해 가자지구 봉쇄 해제, 휴전 촉구뿐 아니라 가자 합병을 주장하는 이스라엘 각료를 제재하고 무역 혜택을 박탈하는 내용의 제재안까지 발의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달 영국과 캐나다, 호주 영연방 3국을 포함해 프랑스, 포르투갈 등의 팔레스타인 승인으로 이어졌다. 팔레스타인을 이루는 두 지역 중 가자가 아닌, 서안을 관할하는 온건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상대로 한 승인 조치지만, 이스라엘로서는 전례 없는 외교적 손실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존립 기반 흔들리는 하마스
하마스도 전쟁 발발 후 지도부가 연쇄 제거되고 해체론이 공식화되는 등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모사드(해외 정보기관)·신베트(국내 정보기관) 인력을 총동원해 보복전에 나섰고, 지난해 7월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데 이어, 10월에는 가자지구에서 후임자 야히야 신와르까지 이스라엘군에 사살돼 지도부가 붕괴됐다. 가지지구에서 6만6000여 명이 희생되는 상황과 관련해 ‘하마스가 주민들을 방패로 내세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가자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수천 명이 하마스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민심 이반 조짐도 생겨났다.
올 초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주민들을 모두 내보낸 뒤 미국 주도로 재개발하겠다는 극단적 청사진으로 중동 국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네타냐후와 가진 정상회담 뒤 하마스 해체와 인질 즉각 석방, 제3자의 가자 통치 등을 골자로 하는 종전안을 발표하며 하마스의 존재를 지우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 하마스가 반발하고 있다. 하마스가 수용을 거부할 경우 전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중동 넘어 세계 질서 흔들어
이번 전쟁은 중동을 넘어 국제 정세까지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전 직후 이란이 후원하는 이슬람 무장 단체인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가 이스라엘 공격에 가담하며 전선이 확대됐다. 이스라엘은 2024년 4월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을 시작으로, 그해 9월에는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무선 호출기를 폭발시키는 등 반이스라엘 진영에 잇따라 타격을 입혔다.
지난 6월에는 중동 최대 앙숙이지만 직접 무력 충돌은 없었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처음으로 상대방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등으로 공격을 주고받았다. 여기에 미국까지 이란 핵 시설 공습에 가세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지난달에는 종전 협상을 주도하던 카타르에 머물던 하마스 협상단이 이스라엘에서 공격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반발한 주변 국가들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본뜬 이슬람·아랍권 군사 동맹체 창설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하는 등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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