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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치른 남미 볼리비아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중도 성향 로드리고 파스 상원 의원이 55%를 득표해 45%를 얻은 호르헤 투토 키로가 전 대통령에게 승리했다. 볼리비아는 핑크타이드(중남미에서의 좌파 세력 연쇄 집권)를 대표하는 나라로 꼽힌다. 2005년 집권한 원주민 출신 좌파 정치인 에보 모랄레스가 2019년 임기 연장을 위해 부정선거를 획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진 반정부 시위로 자진 퇴실전주식
임했다. 그러나 이듬해 재선거에서 모랄레스 정부 각료였던 루이스 아르세가 당선될 정도로 좌파 지지 기반이 탄탄했다.
그런데 5년 뒤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8월 대선 1차 투표에서 파스(33%)와 키로가(27%)가 1·2위로 결선에 올랐고 집권당 후보는 3%로 6위에 그쳤다. 독재와 경제 실정, 악화한 치안에 분노한 민심이 중도·우lss
파로 대이동한 것으로 풀이됐다. 파스는 미국·EU와의 협력 복원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범우파 정치인으로도 분류된다.



◇좌파 정권, 독재·경제 실정으로 몰락
볼리비아의 상황은 최근 두드러지는 핑크 타이드 퇴조세의 일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주식추천
서 지난 2022년 10월 노조 지도자 출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가 브라질 대선에서 이겼을 때만 해도 핑크 타이드의 전례 없는 위력이 주목받았다. 룰라 승리로 중남미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6국(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칠레·페루·콜롬비아)이 사상 처음 모두 좌파 정권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금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202유비케어 주식
2년 12월 국정 운영 파행으로 의회와 자주 마찰을 빚었던 교사·노동운동가 출신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이 탄핵당했다. 부통령으로 직을 승계한 디나 볼루아르테 역시 뇌물 수수 의혹과 반정부 시위 여파로 이달 중순 의회에서 파면됐다.
아르헨티나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좌파 지도자들이 주로 집권해와 포퓰리즘 본산으로 꼽히던 나라에서 강력한해저이야기사이트
친미·친시장 정책을 주창한 경제학자 겸 방송인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가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돌풍을 일으키며 2023년 11월 당선됐다.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다음 달 칠레 대선에서는 ‘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면서 여론조사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강경 우파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의 당선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민자 유입 이후 치안 사정이 나빠지고 경제가 어려워지며 좌파 정권에서 돌아선 민심을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8월 최초의 좌파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가 집권한 콜롬비아에서도 내년 6월 대선을 앞두고 우파 정당들이 정권 탈환을 위해 연대하고 있다. 현 정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갈등과 치안 상황 악화에 직면한 가운데 좌파 진영 내 갈등도 격화하고 있어 정권 교체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른 중남미 나라에서도 우파 강세가 두드러진다. 엘살바도르에서는 군·경을 동원해 갱단 체포 작전을 벌인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독재 논란 속에서 2024년 2월 대선에서 84%의 기록적 투표율로 재선했다. 역시 강력한 공권력 행사를 공약한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도 올해 4월 선거에서 56%로 손쉽게 재선했다. 남미의 유일한 대만 수교국 파라과이에서는 2023년 5월 대선에서 집권 우파 진영 산티아고 페냐 후보가 친중 좌파 후보에게 15%포인트 차로 대승했다.
◇트럼프 남미 우파 정권 ‘단일 대오’ 지원
트럼프는 중남미 우파 정권을 강력하게 지원하는 반면, 좌파 정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는 26일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권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지는 의회 선거를 앞두고 아르헨티나에 200억달러(약 28조360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승인하는 등 대대적인 지원 보따리를 풀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4일 트럼프와 밀레이의 백악관 정상회담에 배석해 “미주 대륙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국가가 10여 개국에 이르며, 볼리비아 대선이 또 하나의 변화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선에서 맞붙는 두 후보 모두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한 데 만족감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트럼프는 지난 19일 중남미 불법 이민자 처리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갈등해온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불법 마약 지도자’라고 부르면서 콜롬비아에 대한 지원금·보조금 지급 중단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또 베네수엘라의 강성 좌파 반미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염두에 둔 비밀 작전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스페인어중남미학과 교수는 최근 핑크 타이드 퇴조세에 대해 “기존 정치 세력에 대한 불신이 결정적 요인”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불법 이민 문제를 이유로 반미·좌파 성향 국가를 압박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핑크 타이드(pink tide)
‘분홍 물결’이라는 뜻으로, 1990년대 후반 이후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 온건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좌파 정권들이 잇따라 집권한 현상을 뜻한다. 급진적 사회주의의 상징인 적색보다 상대적으로 밝은 분홍색으로 표현한 것으로, 지금은 중남미의 좌파 정권 전반을 아우르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이와 반대로 우파 정권이 대거 들어서는 현상은 ‘블루 타이드’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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