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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역 앞에 첨성대를 형상화한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기념 조형물. 은재원



"경주역에 도착하자마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리는 도시라는 느낌이 듭니다." 10월 15일 경주를 찾은 관광객 김모(38) 씨의 말이다.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경주에서는 APEC 정상회담과 다양한 부대 행사가 열린다. 전 세계 21개국 정상과 400투자분석가
0여 명의 대표단, 글로벌 기업 CEO 및 관계자 1만여 명이 이 기간 경주를 찾는다. 

APEC이 열리는 경주를 둘러싸고 세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수십 년 전 '수학여행의 성지(聖地)'라 불리며 학생들만 찾던 여행지였던 경주가 달라졌다. 최근에는 문화재뿐만 아니라 황리단길, 천년숲 정원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천만원CMA
젊은 층에게도 각광받는 여행지로 탈바꿈했다. 경주시 집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매해 4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경주를 찾고 있을 정도다. 경주가 APEC 개최지로 선정되자 세계인이 경주를 주목하고 있다. APEC이 열리는 동안 세계인의 발자취가 남을 곳을 미리 찾아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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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역 인근 도로 한 복판에 설치된 천마 모양의 화환. 은재원



APEC으로 가는 첫 관문 KTX 경주역각국 정상은 포항경주공항을 통해 경주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참가자들은 KTX경주역을 거쳐 경주에 들어오게 된다. 10월 15일 오전 10시경오락실게임
의 경주역사는 APEC 관련 홍보관 공사가 한창이었다. 1번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첨성대를 형상화한 경주 APEC 조형물이 관광객을 반긴다. 

오랜만에 고향인 경주를 찾았다는 이모(64) 씨는 "서울에 살다 보니 고향에서 APEC이 열린다는 뉴스는 접했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막상 열차에서 내려 조형물들을 보니 HRS 주식
내 고향 경주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여행을 왔다는 조모(여·26) 씨는 "사실 APEC 정상회의가 어떤 행사인지 잘 몰랐다"며 "경주에 와서야 큰 행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역 주변 도로도 조경 작업이 한창이었다. 각국의 내외빈들이 경주역을 거쳐 가는 만큼 이동하는 인근 도로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모양새다.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은재원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앞에 설치된 기둥 형태의 디지털 사이니지. 신라와 경주에 관한 영상이 재생된다. 은재원





1, 2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의 가족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XR(확장현실) 문화탐방 버스투어는 불국사(왼쪽)와 동궁 등 경주 대표 유적지를 소개한다. 뉴스1, 은재원





3 10월 28~31일 4일간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서밋)’가 열릴 경주예술의전당. 은재원



신라 고유 아름다움 담은 정상회의장경주 APEC 관련 행사는 대부분 보문관광단지 내에서 열린다. 인공 호수 보문호를 품은 관광단지에는 경북 최대의 테마파크 경주월드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이하 엑스포공원)이 있다. APEC의 주무대가 될 정상회의장은 엑스포공원 안에 있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다. 회의장에도 경주의 문화와 전통이 녹아 있다. 명칭에 들어간 '화백(和白)'은 고대 신라에서 나라의 중대사와 규율을 만장일치제로 의결하던 귀족 회의 제도를 뜻한다. 외관의 곡선과 구조는 신라의 누각과 금관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건물 전면에는 신라의 상징인 천마의 비상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센터 야외에 설치된 연못은 신라 전통 정원인 동궁과 월지를 형상화했다. 내부 공간은 신라 궁궐의 대청마루를 닮아 있다. 천장과 벽면 바닥 패턴에도 신라 전통 문양인 연꽃과 삼각형, 원형을 넣었다. 

APEC을 앞두고는 센터 앞에 디지털 사이니지(전광판)를 설치했다. 총 6개의 기둥으로 구성된 사이니지에는 경주와 고대 신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다양한 영상이 재생된다. 회의장 1층에는 수행원라운지, 실무청취실, 문안협상실 등이 있다. 2층에는 양자회담장과 의무실을 갖췄다. 3층에는 정상회의장과 VIP라운지가 들어섰다. 4층엔 고위급 수행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화백센터 옆 야외 부지에는 국제미디어센터 신축 공사가 마무리됐다. 1층에는 메인브리핑홀(360석), 브리핑룸(100석) 2실, 인터뷰룸 등이 자리하고 2층에는 브리핑룸(100석) 1실, 국제방송센터, 방송부스, 기자실, 케이터링룸 등이 마련돼 있으며 10월 26일~11월 2일까지 일주일간 운영된다. APEC 준비지원단 관계자는 "각국 정상 및 참석자들은 신라의 여러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정상회의장에서 신라 고유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정상들 및 대표단의 안락한 휴식을 책임지는 숙소도 이미 손님맞이 준비를 마무리했다. APEC 대표단 등 참석자들이 활용할 숙박시설은 보문관광단지 내에 모여 있다. 규모는 125곳에 7688실인데 정상급 국빈이 이용하는 객실(PRS·Presidential Suite)은 총 35곳이다. PRS가 위치한 12개 특급호텔은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정비에 착수해 객실을 꾸몄다. 각 객실은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요소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상 객실(21곳+α) 외의 미배정 숙소 10여 개는 국빈급 글로벌 CEO들에게 배정된다.
다른 호텔들도 모든 객실에 △영자 신문 △경주 관광 가이드 및 APEC 정보 책자 △인터넷 서비스 등 다양한 객실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 기간 보문관광단지 내 호텔은 숙박 예약시스템 운영·전담 인력 배치 및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APEC CEO 서밋 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경북도는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 정상 배우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문화탐방 버스투어를 실시할 예정이다. 불국사, 동궁과 월지 등 경주 대표 유적지를 방문하는 버스다. 버스 내부에는 홀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경주엑스포대공원과 세계문화엑스포 전시관에는 대표단과 내외신 기자단을 위한 디지털 국악체험존, 한복 착용 및 촬영 부스, 전통차 시음 코너 등도 운영된다.
APEC 준비지원단은 APEC 주간을 '경주의 밤, 세계로'란 이름의 문화 프로젝트로 꾸며 첨성대, 월정교, 교촌마을, 보문관광단지 등지에서 문화 무대를 연다. APEC을 맞아 경주 전역에서 문화예술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첨성대 일대에선 K-팝 갈라쇼와 '만파식적'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진다. 달빛 아래 첨성대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해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무대를 연출한다. 월정교에선 한복 패션쇼 '시간을 잇는 런웨이'를 선보인다. 국립경주박물관 라운지에선 클래식·국악·재즈가 어우러진 '라운지 콘서트'가 펼쳐지고, 황리단길과 교촌마을 일대에선 대표단과 시민·자원봉사자가 어울려 즐기는 'APEC 문화의 밤' 시민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APEC에 앞서 세계 경제인의 행사인 '최고경영자회의(CEO 서밋)'도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 주관으로 10월 28~31일 4일간 열리는 이 행사는 글로벌 CEO 등 경제인 1700여 명이 참여하는 경제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서밋에는 세계경제를 이끄는 글로벌 CEO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아직 참석자 명단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팀 쿡 애플 CEO 등 세계경제를 이끄는 글로벌 기업 CEO들이 방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중 젠슨 황은 APEC에도 참석해 '단독' 연설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정치·경제를 이끄는 사람들이 대거 경주를 찾는 만큼 시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10여 년간 경주에서 택시를 몰아온 최모(68) 씨는 "APEC 때문에 지난 몇 달간 각종 공사와 보수로 인해 많은 불편함도 있었지만 APEC 이후 경주는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래를 생각하며 미소와 친절로 손님들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은재원 신라신문 발행인,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