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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정권이 21일 출범했다. 일본이 내각제를 도입한 1885년 이래 첫 여성 총리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8) 총리의 뒤를 이어 제104대 총리에 이름을 올린 다카이치 총리는 의원 시절 줄곧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해온 강경 보수파로 꼽힌다. 정치적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계승을 내세우고 있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이날 열린 임시국회 총리 지명선거에서 반전 드라마를 썼다. 당초 예상을 뒤엎고 1차 투표에서황금성검증
중의원(하원) 465표 가운데 절반(233석)을 넘는 237표를 이끌어내면서 결선투표 없이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정권의 출범 과정은 험난했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며 총리 등극을 목전에 뒀지만 불과 엿새 만에 26년을 함께해온 공명당이 연립 이탈을 선언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불거지자 보수색이 짙은 제2 알라딘바로가기
야당 일본유신회와 손을 잡았다.



김주원 기자


각료들은 자민당 인사들로 채워졌다. 새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는 내각(국무회의) 외 협력을 고수해 참여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재 선거에서 경쟁했던 이들을 요직에 시멘트관련주
앉혔다. 결선투표에서 겨뤘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전 농림수산상을 방위상으로, 3위에 올랐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4) 전 관방장관을 총무상으로 기용했다.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해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70) 전 간사장은 외무상이 됐다. 총리에 이어 정권 2인자로 불리는 관방장관 자리엔 방위상 시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기다빈치
하라 미노루(木原稔·56) 전 방위상을 임명해 보수색을 더했다.
정권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와 함께 서명한 합의문이다. 일본유신회가 요구한 개헌, 외국인 규제 강화, 안보 3문서 조기 개정 등 12개 항목이 나열돼 있는데, 교도통신은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방위비 증액을 염두에 두고 안전보장 3문서 개정 착수주식상장
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합의문에는 반격 능력을 갖춘 장사정 미사일 정비, 차세대 동력을 활용한 잠수함 보유, 무기 수출과 관련된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지침 완화 등이 포함됐다.
박철희 전 주일대사는 “다카이치 내각은 일본유신회와 각외 협력을 통해 연립을 구성했지만 여전히 소수여당이라 아베 시절처럼 강력한 자민당 중심 정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전반적인 기조가 ‘우선회’하겠지만, 당장 한국과의 관계를 흔들 동기는 크지 않다”며 “역사나 영토 문제에서 일부 보수적 움직임은 있을 수 있어도 일단은 관망하는 움직임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와타나베 쓰네오(渡部恒雄) 사사카와평화재단 수석연구원도 “보수층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보수적 이념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정책에서는 균형 잡힌 실용외교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이 우려하는 방향으로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회견에 앞선 모두발언을 통해 “강한 경제로 국익을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정치 안정 없이는 힘있는 경제정책, 힘있는 외교안전보장 정책이 실현되지 않는다”는 말도 보탰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북핵 대응에 있어서 일·미·한 3국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일·한 관계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을 희망한다”고 두 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이어 “나는 한국 김·화장품·드라마를 너무너무 좋아한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다카이치의 첫 외교 무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27~29일)에 이어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케하타 슈헤이(池畑修平)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지금까지의 일·한 관계 흐름이 급작스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경주 APEC에서도 일·한 정상이 만나 지금의 좋은 분위기, 협력을 이어가자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오누키 도모코·김현예 특파원, 박현주 기자 hykim@joongang.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