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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합의 조항도 당선자 약속도 ‘모호’… 종료시점도 ‘애매’

3년전 전현직 시장간 ‘책임공방’
“이행 안했다” vs “합의부터 잘못”
경기도지사 선거·국감까지 번져
범정부 차원 전담기구 기약 없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7개월여 앞두고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종료’가 다시 선거용 현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 선거가 다가오면 여야가 합심해 건설적인 논의를 하는 대신, 서로 책임공방을 하며 선거 승리를 위해 뜨겁게 논쟁한 사례가 이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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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앞두고 또 정쟁 조짐, 3년 전엔 어땠나
당장 3년 전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가 그랬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던 유정복 인천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박남춘 전 시장이 맞붙었다. 민선 6·7기 전·현직 인천시장으로서 두 후보는 인천 정치권에서 벌어진 수도권매립지 관련 책임 공방에 적최신릴게임
극 뛰어들었다.
유 후보는 민선 6기 인천시장이자, 2015년 인천시·서울시·경기도·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4자협의체가 체결한 4자합의 당사자다. 유 후보는 민선 7기 인천시가 4자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수도권매립지공사(SL공사) 이관 등 합의 내용이 이뤄지지 않았고, 대체매립지도 구하지 못해 혼란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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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선 7기 인천시장으로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하고 자체 매립지 조성을 추진 중이던 박 후보는 유 후보의 4자합의부터 잘못됐다고 맞받아쳤다. 이 합의 때문에 수도권매립지 사용이 종료되지 않고 영구 사용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도권매립지 연장의 시작, 2015년 4국내증시
자 합의’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치 공방은 돌연 경기도지사 선거까지 번지기도 했다. 유 후보는 2022년 5월 새얼아침대화 강연에서 “대체매립지 위치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민선 6기 당시 구상이 실현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그 이후 박 후보가 “대체매립지 위치가 포천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달리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즉각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 정부에 해명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사진은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에서 생활 쓰레기 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 4자합의도 공약도 모호… 정쟁 빌미 되는 ‘약속’들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건설적인 토의 없이 소모적인 논쟁만 오가는 이유 중 하나는 4자합의 조항도, 주요 선거 당선자들의 공약도 말 그대로 모호해 입장에 따라 해석이 갈리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지난달 인천시를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모경종(민·인천 서구병) 의원은 수도권매립지 4자합의 내용을 두고 유 시장에게 집중 질의했다. 모 의원은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추가 매립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은 ‘독소 조항’이며, 결국 유 시장이 2025년까지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유 시장은 대체매립지 4차 공모에 민간 2곳이 응모해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대체매립지 조성이 불가능’하지도, 또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도 아닌 만큼, 해당 조항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 유 시장은 지방선거 공약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시점을 ‘2025년’으로 못박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인천시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현안에 물꼬를 트기 위해선 범정부 차원의 전담기구 설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기약이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월 치러진 제21대 대선에서 인천지역 공약으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내세웠지만, 마찬가지로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발표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수도권매립지 종료가 국정과제에 포함되는 대신, 시도별 공약으로 구체적인 추진 계획 없이 담긴 상태다.
인천시 민선 6기 시절부터 수도권매립지 현안을 오랜 시간 지켜봐 온 한 공무원은 “서로 네 탓을 하는 정쟁보다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회 전체 의석수를 보아도 서울과 경기도와 비교하면 인천지역 정치권은 소수에 불과하다. 여야를 구분하지 말고 인천의 실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