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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 동교동의 아트박스 서교동점. 사진=원종환 기자


지난 13일 서울 동교동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문구점 아트박스. 북적이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로 한 30대 동남아 남성 관광객이 외계인 인형 ‘궤믹이’를 양볼에 갖다 댄 채 사진을 찍고 있었다.
키링과 문구, 장난감 등을 전시한 진열대 사이마다 영어와 중국어, 스페인어 등의 다양한 언어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일명 ‘K관광 필수 코스’로 소문이 자자한 이곳은 각양각색의 한국 굿즈를 구경하고 싶은 외국인들의 명소가 됐다.
이곳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케이시 씨는 “지인들에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한국 캐릭터 굿즈를 사기 좋은 곳으로 추천받았다”며 “꼭 뭔가를 구매 백경릴게임 하지 않아도 볼 거리가 많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 공간'으로 변한 아트박스
침체기를 겪는 문구업계에 ‘K굿즈’가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돌파구가 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문구점 아트박스가 K굿즈를 앞세워 올 들어 새 점포 22곳을 열어 사세를 넓히는가 하면 명동과 홍대, 신촌, 성수 등 인기 외국인 관광 황금성게임랜드 지에 소규모 가게가 생기고 있다.
문구점의 ‘무한변신’을 주도한 대표주자는 아트박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전체 매장 수는 올해 기준 212곳이다. 119곳이던 2020년보다 두 배 가량 늘었다. 아트박스 관계자는 “대략 일주일마다 점포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서울 마포 동교동의 아트박스 홍대AK점. 사진=원종환 기자


오프라인 매장을 ‘물건을 사는 곳’을 넘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게 주된 성공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아트박스는 인기 캐릭터 IP(지식재산권)를 앞세워 기존 문구류 외에도 키링, 마우스패드, 릴게임모바일 피규어, DIY 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가챠(캡슐토이) 기계와 포토카드 인쇄 기기 등을 비치해 즐길 거리를 다양화했다. 2020년 3만 5000여종에 달했던 상품 종류도 올해 4만 1000여종으로 늘렸다.
타사 제품을 전체 비중에서 60％로 끌어올려 제품군을 넓힌 덕택이다. 홍대 명동 등 주요 상권에서는 방문 바다이야기부활 고객의 80％가 외국인일 정도로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이 부진한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우상향 실적도 내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22년 1849억원에서 지난해 2479억원으로 2년 만에 30％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38억에서 288억으로 늘었다.



서울 마포 동교동의 아트박스 홍대점. 사진=원종환 기자


동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2~3년 들어 소규모 단위로 매장을 단기로 빌려 각종 문구나 팬시 용품을 파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나 1030세대가 많이 몰리는 도심 골목에 있는 가게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굿즈가 실적 희비 갈라"
반면 업계의 또다른 대표 주자인 모나미와 모닝글로리의 실적은 부침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2년 1495억원인 모나미의 매출은 지난해 10％ 감소한 133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모닝글로의 매출은 420억원에서 407억원으로 줄었다. 두 회사는 모두 지난해 영업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문구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신사업도 두드러진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이중고가 침체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모나미가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세운 자회사 모나미코스메틱은 2023년 창사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총 9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모나미 자체는 올 상반기 매출 471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올렸으나 자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모닝글로리가 지난해 새로운 먹거리로 출시한 화장지 등 위생용품은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약 5％ 수준에 그친다.
매장을 방문할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몰이나 대형 마트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데다 물건을 진열하는 데 그쳐 흥미를 자극할 거리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경기 수원 정자동의 모나미 스타필드점. 사진=모나미


모나미는 서울 성수와 경기 수원, 용인 3곳에 한해서만 DIY 볼펜을 만드는 등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닝글로리는 본점 외에는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데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굿즈 마케팅이 문구업계의 희비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랜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기존 수요층의 감소로 위기에 빠진 문구 업계가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할 수 있는 제품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런 제품이 외국인에게 한국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경험으로 주목받다 보니 관련 시장이 점차 커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