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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가을이 가고 어느새 겨울의 초입이다. 굴이 가장 맛있는 계절이다. 굴 예찬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똑같다. 서양 속담에 ‘굴을 먹어라, 그러면 더 오래 사랑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배 타는 어부 딸은 까맣지만, 굴 따는 어부 딸은 피부가 하얗다’고 했다.
▼통영을 비롯한 거제, 고성 등 남해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굴 생산 해역이다. 이곳에서 나는 굴은 우리나라 굴 생산량의 70%, 전 세계 굴 생산량의 5%에 달한다. 이 해역이 ‘굴의 고향’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6·25전쟁 직후 정부가 ‘굴 증산 5개년 계획’에 나서면서부터다. 때마침 줄에 굴을 매달아 키우는 연승수하식 양식법이 개발되면서 조류와 수심이 적당한 남해안이 굴 양식의 최적지가 됐다.
▼1972 릴게임신천지 년 체결된 ‘한·미 패류협정’은 남해안의 굴 양식업을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식품위생 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으로 굴 수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것이었다. 덕분에 1970년 3만6000t이었던 굴 생산량이 1987년에는 28만t까지 급증했다. 현재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은 7개 해역, 3만4385㏊에 이른다. 지금도 2년마다 검증완료릴게임 미국 식품의약국(FDA) 점검단이 방한해 지정 해역의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생굴 시즌이 되면 통영을 비롯한 남해안 일대는 활기를 띤다. 해마다 굴수협에서 거래된 생굴 위판액만 1000억원이 넘는다. 20~50명이 일하는 굴까기 작업장(박신장)이 남해안 곳곳에 300여 곳, 가공시설까지 포함하면 굴로 먹고사는 종사자는 줄잡아 1 릴게임온라인 만 명 이상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굴 먹기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 싸고 싱싱한 데다 어딜 가든 구할 수 있다. 굴구이집을 찾은 어느 외국인이 굴을 쌓아 놓고 먹는 모습을 보고 경악하는 장면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이 얼마나 복 받은 나라인가. 소주 한잔에 향긋한 굴 한 점 생각난다.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