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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소금을 뿌린 듯 흐뭇한 달빛’ 어쩌고 하던 메밀꽃이 벌써 졌고 이제 햇메밀을 수확한다. 예전에는 이 쌉쌀하고 구수한 곡식으로 겨울을 나고 서글픈 봄을 버텼다. 곡물 중 유독 재배 기간이 짧은 메밀은 파종 후 2∼3달이면 수확할 수 있어 구황 작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척박한 땅에서도 별 탈 없이 잘 자라나니 더욱 그랬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봉평(평창군)이 메밀밭 이미지로 가장 유명하지만, 실은 제주도가 국내 생산량의 약 57.2%로 최대 생산지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메밀값이 릴게임신천지 좋아 재배면적을 늘린 것이 아니라 예전에도 그랬다. 본래 제주 음식은 메밀가루를 달고 살았다. 냉면, 막국수 등 메밀을 즐겨 먹는 계절이 무더운 여름이라 메밀 제철도 그리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찬바람이 들기 시작하는 늦가을부터가 햇메밀을 거두는 제철이다.
서울 서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소문로 유림면의 메밀소바.
발해의 유적 중 탄화된 메밀이 나왔으니 우리에게 여느 곡식보다도 친밀한 것이 메밀이다. 최소한 2000년 전부터 길러 먹어왔다고 추정된다. 문헌에는 고려 때 녹봉으로 지급했다는 대목으로 처음 등장한다. 조선 초기 편찬한 ‘구황촬요’에는 흉년을 나는 방편으로 메밀가루 죽을 릴게임황금성 끓이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산림경제와 정약용 역시 “메밀은 백성을 구휼하는 데 좋다”고 입을 모았다. 태종실록과 정조실록 등 ‘국정 문서’에도 가뭄에 메밀을 심으면 좋다고 계몽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 살펴보면 담백하고 구수한 맛과 향이 좋다는 얘긴 전혀 없다. 그저 구황(救荒)에 관한 이야기로 나온다. 다만 ‘동의보감’은 “메밀이 열을 야마토게임예시 내리고 피를 맑게 한다”며 메밀의 영양과 효과에 주목했다. 이러던 메밀이 현대에 들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곡식이 됐다. 밀 대용으로 썼다지만 지금은 밀보다 서너 배 비싸다.
신기하게도 메밀은 볏과가 아니다. 그래서 메밀은 사실 ‘곡식(grain)’이 아니라 유사 곡식(pseudocereal)이다. 주요 곡물은 웬만하면 다 볏과에 속 손오공게임 한다. 밀과 옥수수, 보리는 물론이고 호밀, 귀리, 조, 기장, 수수, 사탕수수, 율무 등도 죄다 볏과이며 심지어 갈대, 억새, 대나무, 강아지풀, 수크령, 핑크뮬리까지 볏과에 속한다. 그동안 인류가 키워온 곡물은 대부분 볏과라 보면 된다. 하지만 메밀만큼은 아니다. 석죽목 마디풀과 메밀속(Fagopyrum)이다. 주요 곡물 축에 끼지도 못하는 마디풀 따위가 근 2000년째 우리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셈이다.
메밀은 ‘풀’답게 생존력이 강하다. 기름지고 비옥한 땅이 필요 없다. 거칠고 모래 섞인 땅에서 오히려 쑥쑥 자란다. 이 덕분에 보리 수확 후 메밀을 심으면 땅을 쉬게 해줄 뿐 아니라, 겨우내 국수를 만들어 먹을 메밀가루가 생기니 얼마나 고마운 작물일까. 옛날에도 명을 잇게 해주는 고마운 곡식으로 인정받았다.
우리말 어원은 ‘산(뫼)에서 나는 밀’로써 멥쌀, 메조 등과 같은 맥락이다. 이름처럼 산간 지방에서 많이 기른다. ‘메’의 반대로는 ‘찹(차)’이라 쓰는데, 이는 찰기의 기준이다. 찰기가 없다는 특성을 ‘메’로 설명한다. 한편 ‘모밀’은 메밀의 방언인데 주로 일본 국수 ‘소바’를 설명할 때만 여전히 ‘냉모밀’ ‘모밀국수’라 쓴다.
메밀로 만드는 대표 음식인 메밀전병.
메밀은 밀에 비해 건강한 음식이다. 우선 단백질 함량이 높다.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과 트립토판도 풍부하다. 특히 루틴(rutin) 성분은 혈관을 강화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이 있다.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고 눈총받는 글루텐(gluten)도 거의 없어 소화 부담이 적고, 당 지수(GI)도 낮다. 그래서 웰빙 식단이 인기를 끄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가루’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 맛도 좋다. 그래서 다양한 음식이 생겨났다. 이제 건강적 측면이 아니라 맛으로 먼저 찾는 곡물이 됐다. 날이 갈수록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평양과 진주의 냉면, 강원도 막국수, 메밀전병, 경상도 메밀묵밥, 제주도 빙떡 등이 메밀로 만든 대표적 음식이다. 몇 년 전부터 메밀가루를 넣은 수애(순대의 제주 방언)가 주목받더니만, 요즘엔 메밀만두, 메밀차, 메밀 파스타도 나왔다. 다양한 메밀 음식을 접할 수 있게 됐다.
강릉삼교리막국수의 메밀전.
희한한 건 요즘 서구권에서도 메밀은 인기 품목이란 점이다. 예전 유럽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지에서 역시 구황 작물로 그레치카(гречка, 메밀)를 먹었다. 주로 우유나 버터를 섞어 죽처럼 끓인 카샤(каш)를 만들어 아침에 먹었다. 역시 척박하고 겨울이 긴 동유럽에도 비슷한 메밀 음식이 많다.
재료의 다양성이 무한(?)한 파스타에도 쓴다. 비골리(bigoli)는 원래 메밀(buckwheat)을 섞어 만든 파스타 면이다. 우리 냉면 분틀처럼 전용 비골라로(bigolaro)로 압출해서 면을 뽑아낸다. 찰기가 없기 때문이다. 메밀 함량이 더 높은 리본 모양 파스타인 피초케리(pizzoccheri)는 아예 이탈리아어로 메밀이라는 뜻이다. 옥수수 전래 이전 메밀로 만들었던 ‘폴렌타 타라냐(polenta taragna)’도 있다. 이들 음식은 우리 강원도처럼 척박한 알프스 인접 북부 지역(롬바르디아)에서 발달했다.
프랑스 크레이프의 원형인 갈레트(galette)는 메밀로 만들던 팬케이크다. 메밀전이나 전병처럼 부쳐서 먹는 이 음식 역시 습한 기후로 밀 재배가 어려운 서북부 브르타뉴 지역에서 발달한 음식이다. 요즘 건강에 좋다고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과자 벅휘트 칩은 ‘메밀 뻥튀기’에 가까운 형태다. 갖고 싶은 물건을 의미하는 ‘장바구니’(bucket)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메밀 칩(buckwheat chip)이란 의미다. 다이어터나 당뇨 위험군 환자에게 잘 팔린다.
남원 춘원회관 속청태콩국수에 쓰는 메밀면.
메밀의 원산지이자 생산량이 많은 중국에서도 윈난(雲南)성 등지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다. 국수보다는 프랑스처럼 납작하게 부쳐낸 젠빙(煎餠)으로 소비된다. 우리만큼이나 메밀을 가장 즐겨 먹는 나라는 일본이다. 한·일 양국에서 국수는 원래 메밀로 만든 것이다. 넓은 의미로 국수를 의미하는 소바(そば)는 아예 메밀(蕎麥)이란 뜻이다. 평양 등 이북이나 강원도에서 국수라 하면 으레 메밀국수를 이르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메밀은 곧 국수를 가리키는 말이었다는 방증이다. 밀로 만든 라멘을 주카소바(中華そば), 냉국수를 히야시소바(冷そば)라 부르는 것은, 여러 국수를 그냥 ‘무슨 무슨 메밀’이라 부르는 셈이다.
재배 기술 확대와 식품 공업의 발달로 곱고 흰 밀가루 소비가 늘어나며 뒷전으로 밀렸던 메밀이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메밀을 거의 섭취하지 않았던 미국에서도 최근 ‘글루텐 프리’ 열풍과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한 식단을 의미하는 ‘플랜트 베이스드(plant based)’ 트렌드 덕분에 메밀 팬케이크, 메밀 그래놀라, 메밀 맥주까지 등장하며 새로운 소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비료나 농약 없이도 잘 자라고, 짧은 생육 기간으로 탄소 배출이 적은 메밀은 기후 위기 시대의 대안 작물로 떠오르고 있어 이에 주목한 환경론자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맛 측면에선 찰기 없고 거친 식감이 오히려 치밀하고 매끈한 곡물이 지배하던 단조로운 식생활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메밀은 척박한 땅과 기후, 추운 계절을 견디며 열매를 맺는다. 어렵게 틔워낸 결실인지라 더욱 맛과 향을 가득 머금었다. 겨울을 앞둔 우리에게 메밀은 맛과 영양, 그리고 삶과 퍽 닮은 진한 내음을 선사하고 있다. 한 그릇의 대접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햇메밀 향기가 있기에, 급작스러운 계절의 변화를 그저 행복하다고만 느끼고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 어디서 맛볼까
◇유림면 = 국수와 우동 등 면 요리로 유명한 덕수궁 옆 맛집. 무려 60년이라 적힌 간판이 낡아버렸다. 봉평산 메밀을 고집해 쓰며 국수 맛이 좋다고 알려져 추우나 더우나 찾는 이들이 많다. 진한 간장 육수에 찍어 먹는 메밀국수가 매끄럽고 향긋하다. 아주 찬 바람이 들 때는 ‘시원따끈한(?)’ 육수의 온 메밀을 주문하고 입맛 없을 땐 고소한 약고추장에 나물을 함께 비벼 먹는 비빔 메밀을 시키면 된다. 어슷하게 썰어내는 단무지도 한몫한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139-1.
◇순흥전통묵집 = 소수서원 가는 길에 있는 이 집 역시 반백 년이 넘은 노포. 메밀묵으로 묵밥을 만든다. 직접 쑨 메밀묵채에 다진 신김치와 무생채를 고명으로 올리고 김, 파, 참기름, 깨소금 등을 더해 낸다. 메밀묵은 경북 영주시의 특산물 중 하나로 향토 요리에 두루 쓴다. 시원한 멸치장국 맛이 일품. 조밥을 말아 먹는 묵밥은 특유의 슴슴한 국물에 강한 메밀 향이 스며들어 오감을 만족시킨다. 별채가 따로 있는 친환경적 분위기 역시 향토색을 드러낸다. 경북 영주시 순흥면 순흥로39번길 21.
◇청춘구락부 = 서울 마포에서 양대창구이로 유명한 집인데 언젠가부터 냉면집으로 소문났다. 그것도 100% 메밀로 면을 뽑아내는 ‘순메밀’ 면이다. 육수도 평양 정통식인 꿩 육수를 써서 맛깔스럽다. 수육과 지단이 올라간 다소 화려한 꾸미 아래 부드러운 면이 가득 똬리를 틀고 있다. 국물 먼저 쭉 들이켜고 국숫발에 스민 메밀 향을 비강으로 흡입하면 된다. 특히 기름진 대창을 먹고 난 후 한 그릇 쭉 빨아들이면 ‘선주후면’의 호사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서울 마포구 토정로 308.
◇미가연막국수 = 봉평의 메밀밭 인근에서 맛보는 막국수라면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 따로 제분기와 제면기를 두고 바로 뽑아서 즉석에서 말아내는 100% 순면 면발이 가히 예술이며 메밀에 진심이다. 메밀차를 주고 메밀 싹도 얹어서 낸다. 항산화 물질인 루틴 함량이 더 많은 ‘쓴 메밀’ 메뉴도 있다. 처음엔 양념장에 비벼 먹다가, 중간에 시원한 육수를 부어 물막국수로 비우면 두 가지 맛을 두루 즐길 수 있다. 고명으로 육회를 올려내는 막국수도 그리 과하지 않다. 강원 평창군 봉평면 기풍로 108.
◇서오릉순메밀막국수 = 100% 순메밀을 사용하는 집이고 서오릉 대로 인근에 있다. 그릇을 받아들면 메밀은 원래 하얗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순백은 아니지만 대체로 ‘히스무레’(백석의 시처럼)한 면을 냉큼 빨아들이면 부드러운 메밀 국숫발 사이에 스며있는 메밀 향을 산소흡입기처럼 들이마실 수 있다. 꾸밈없는 고명은 면과 육수 맛을 해치지 않고, 비벼서 먹는 들기름 막국수 역시 풋풋하다. 남들보다 강한 입맛을 가졌다면 양념장을 넣어 비비면 해결이 된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오릉로 440-1.
◇강릉삼교리막국수 = 곧 겨울이면 햇메밀도 제때, 동치미도 철을 맞는다. 이 둘을 말아 먹으면 막국수다. 강릉에서 오랜 시간 명성을 떨친 동치미 막국숫집. 따로 슬러시처럼 살짝 얼린 동치미를 항아리째 내준다. 메밀국수에 붓고 젓가락으로 슬슬 헤치면 바로 먹을 준비가 된다. 여름날보다 더 청량한 동치미 국물 속 잠긴 무를 베어 물고 국수를 후루룩 빨아들이면 구수하고 달곰한 국수 한 저가 입속에서 완성된다. 배추를 넣고 얇게 부쳐낸 메밀전도 빼놓을 수 없다. 강원 강릉시 구정면 범일로 364.
◇춘원회관 = 남원 춘향 관광지 아래 콩물국수로 명성이 자자한 곳. 푸른색을 띠는 속청태 콩물을 진하게 갈아 메밀면을 말아낸다. 순메밀은 아닌지라 가무잡잡한 면발이지만 밀가루 국수와는 또 다른 식감과 향이 살아있다. 걸쭉한 콩물에도 지지 않는 메밀의 구수한 맛이 입속에 남는다. 워낙 커다란 사발에 콩물과 면을 두둑이 넣어주니 만두까지 추가하면 배가 불룩해진다. 그래도 시킬 수밖에. 뜨거운 국물에 말아주는 메밀소바(메밀국수) 메뉴도 따로 있다. 전북 남원시 양림길 14-10. 기자 admin@gamemong.inf
초가을 ‘소금을 뿌린 듯 흐뭇한 달빛’ 어쩌고 하던 메밀꽃이 벌써 졌고 이제 햇메밀을 수확한다. 예전에는 이 쌉쌀하고 구수한 곡식으로 겨울을 나고 서글픈 봄을 버텼다. 곡물 중 유독 재배 기간이 짧은 메밀은 파종 후 2∼3달이면 수확할 수 있어 구황 작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척박한 땅에서도 별 탈 없이 잘 자라나니 더욱 그랬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봉평(평창군)이 메밀밭 이미지로 가장 유명하지만, 실은 제주도가 국내 생산량의 약 57.2%로 최대 생산지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메밀값이 릴게임신천지 좋아 재배면적을 늘린 것이 아니라 예전에도 그랬다. 본래 제주 음식은 메밀가루를 달고 살았다. 냉면, 막국수 등 메밀을 즐겨 먹는 계절이 무더운 여름이라 메밀 제철도 그리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찬바람이 들기 시작하는 늦가을부터가 햇메밀을 거두는 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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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만 살펴보면 담백하고 구수한 맛과 향이 좋다는 얘긴 전혀 없다. 그저 구황(救荒)에 관한 이야기로 나온다. 다만 ‘동의보감’은 “메밀이 열을 야마토게임예시 내리고 피를 맑게 한다”며 메밀의 영양과 효과에 주목했다. 이러던 메밀이 현대에 들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곡식이 됐다. 밀 대용으로 썼다지만 지금은 밀보다 서너 배 비싸다.
신기하게도 메밀은 볏과가 아니다. 그래서 메밀은 사실 ‘곡식(grain)’이 아니라 유사 곡식(pseudocereal)이다. 주요 곡물은 웬만하면 다 볏과에 속 손오공게임 한다. 밀과 옥수수, 보리는 물론이고 호밀, 귀리, 조, 기장, 수수, 사탕수수, 율무 등도 죄다 볏과이며 심지어 갈대, 억새, 대나무, 강아지풀, 수크령, 핑크뮬리까지 볏과에 속한다. 그동안 인류가 키워온 곡물은 대부분 볏과라 보면 된다. 하지만 메밀만큼은 아니다. 석죽목 마디풀과 메밀속(Fagopyrum)이다. 주요 곡물 축에 끼지도 못하는 마디풀 따위가 근 2000년째 우리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셈이다.
메밀은 ‘풀’답게 생존력이 강하다. 기름지고 비옥한 땅이 필요 없다. 거칠고 모래 섞인 땅에서 오히려 쑥쑥 자란다. 이 덕분에 보리 수확 후 메밀을 심으면 땅을 쉬게 해줄 뿐 아니라, 겨우내 국수를 만들어 먹을 메밀가루가 생기니 얼마나 고마운 작물일까. 옛날에도 명을 잇게 해주는 고마운 곡식으로 인정받았다.
우리말 어원은 ‘산(뫼)에서 나는 밀’로써 멥쌀, 메조 등과 같은 맥락이다. 이름처럼 산간 지방에서 많이 기른다. ‘메’의 반대로는 ‘찹(차)’이라 쓰는데, 이는 찰기의 기준이다. 찰기가 없다는 특성을 ‘메’로 설명한다. 한편 ‘모밀’은 메밀의 방언인데 주로 일본 국수 ‘소바’를 설명할 때만 여전히 ‘냉모밀’ ‘모밀국수’라 쓴다.
메밀로 만드는 대표 음식인 메밀전병.
메밀은 밀에 비해 건강한 음식이다. 우선 단백질 함량이 높다.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과 트립토판도 풍부하다. 특히 루틴(rutin) 성분은 혈관을 강화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이 있다.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고 눈총받는 글루텐(gluten)도 거의 없어 소화 부담이 적고, 당 지수(GI)도 낮다. 그래서 웰빙 식단이 인기를 끄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가루’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 맛도 좋다. 그래서 다양한 음식이 생겨났다. 이제 건강적 측면이 아니라 맛으로 먼저 찾는 곡물이 됐다. 날이 갈수록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평양과 진주의 냉면, 강원도 막국수, 메밀전병, 경상도 메밀묵밥, 제주도 빙떡 등이 메밀로 만든 대표적 음식이다. 몇 년 전부터 메밀가루를 넣은 수애(순대의 제주 방언)가 주목받더니만, 요즘엔 메밀만두, 메밀차, 메밀 파스타도 나왔다. 다양한 메밀 음식을 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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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건 요즘 서구권에서도 메밀은 인기 품목이란 점이다. 예전 유럽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지에서 역시 구황 작물로 그레치카(гречка, 메밀)를 먹었다. 주로 우유나 버터를 섞어 죽처럼 끓인 카샤(каш)를 만들어 아침에 먹었다. 역시 척박하고 겨울이 긴 동유럽에도 비슷한 메밀 음식이 많다.
재료의 다양성이 무한(?)한 파스타에도 쓴다. 비골리(bigoli)는 원래 메밀(buckwheat)을 섞어 만든 파스타 면이다. 우리 냉면 분틀처럼 전용 비골라로(bigolaro)로 압출해서 면을 뽑아낸다. 찰기가 없기 때문이다. 메밀 함량이 더 높은 리본 모양 파스타인 피초케리(pizzoccheri)는 아예 이탈리아어로 메밀이라는 뜻이다. 옥수수 전래 이전 메밀로 만들었던 ‘폴렌타 타라냐(polenta taragna)’도 있다. 이들 음식은 우리 강원도처럼 척박한 알프스 인접 북부 지역(롬바르디아)에서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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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기술 확대와 식품 공업의 발달로 곱고 흰 밀가루 소비가 늘어나며 뒷전으로 밀렸던 메밀이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메밀을 거의 섭취하지 않았던 미국에서도 최근 ‘글루텐 프리’ 열풍과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한 식단을 의미하는 ‘플랜트 베이스드(plant based)’ 트렌드 덕분에 메밀 팬케이크, 메밀 그래놀라, 메밀 맥주까지 등장하며 새로운 소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비료나 농약 없이도 잘 자라고, 짧은 생육 기간으로 탄소 배출이 적은 메밀은 기후 위기 시대의 대안 작물로 떠오르고 있어 이에 주목한 환경론자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맛 측면에선 찰기 없고 거친 식감이 오히려 치밀하고 매끈한 곡물이 지배하던 단조로운 식생활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메밀은 척박한 땅과 기후, 추운 계절을 견디며 열매를 맺는다. 어렵게 틔워낸 결실인지라 더욱 맛과 향을 가득 머금었다. 겨울을 앞둔 우리에게 메밀은 맛과 영양, 그리고 삶과 퍽 닮은 진한 내음을 선사하고 있다. 한 그릇의 대접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햇메밀 향기가 있기에, 급작스러운 계절의 변화를 그저 행복하다고만 느끼고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 어디서 맛볼까
◇유림면 = 국수와 우동 등 면 요리로 유명한 덕수궁 옆 맛집. 무려 60년이라 적힌 간판이 낡아버렸다. 봉평산 메밀을 고집해 쓰며 국수 맛이 좋다고 알려져 추우나 더우나 찾는 이들이 많다. 진한 간장 육수에 찍어 먹는 메밀국수가 매끄럽고 향긋하다. 아주 찬 바람이 들 때는 ‘시원따끈한(?)’ 육수의 온 메밀을 주문하고 입맛 없을 땐 고소한 약고추장에 나물을 함께 비벼 먹는 비빔 메밀을 시키면 된다. 어슷하게 썰어내는 단무지도 한몫한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139-1.
◇순흥전통묵집 = 소수서원 가는 길에 있는 이 집 역시 반백 년이 넘은 노포. 메밀묵으로 묵밥을 만든다. 직접 쑨 메밀묵채에 다진 신김치와 무생채를 고명으로 올리고 김, 파, 참기름, 깨소금 등을 더해 낸다. 메밀묵은 경북 영주시의 특산물 중 하나로 향토 요리에 두루 쓴다. 시원한 멸치장국 맛이 일품. 조밥을 말아 먹는 묵밥은 특유의 슴슴한 국물에 강한 메밀 향이 스며들어 오감을 만족시킨다. 별채가 따로 있는 친환경적 분위기 역시 향토색을 드러낸다. 경북 영주시 순흥면 순흥로39번길 21.
◇청춘구락부 = 서울 마포에서 양대창구이로 유명한 집인데 언젠가부터 냉면집으로 소문났다. 그것도 100% 메밀로 면을 뽑아내는 ‘순메밀’ 면이다. 육수도 평양 정통식인 꿩 육수를 써서 맛깔스럽다. 수육과 지단이 올라간 다소 화려한 꾸미 아래 부드러운 면이 가득 똬리를 틀고 있다. 국물 먼저 쭉 들이켜고 국숫발에 스민 메밀 향을 비강으로 흡입하면 된다. 특히 기름진 대창을 먹고 난 후 한 그릇 쭉 빨아들이면 ‘선주후면’의 호사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서울 마포구 토정로 308.
◇미가연막국수 = 봉평의 메밀밭 인근에서 맛보는 막국수라면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 따로 제분기와 제면기를 두고 바로 뽑아서 즉석에서 말아내는 100% 순면 면발이 가히 예술이며 메밀에 진심이다. 메밀차를 주고 메밀 싹도 얹어서 낸다. 항산화 물질인 루틴 함량이 더 많은 ‘쓴 메밀’ 메뉴도 있다. 처음엔 양념장에 비벼 먹다가, 중간에 시원한 육수를 부어 물막국수로 비우면 두 가지 맛을 두루 즐길 수 있다. 고명으로 육회를 올려내는 막국수도 그리 과하지 않다. 강원 평창군 봉평면 기풍로 108.
◇서오릉순메밀막국수 = 100% 순메밀을 사용하는 집이고 서오릉 대로 인근에 있다. 그릇을 받아들면 메밀은 원래 하얗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순백은 아니지만 대체로 ‘히스무레’(백석의 시처럼)한 면을 냉큼 빨아들이면 부드러운 메밀 국숫발 사이에 스며있는 메밀 향을 산소흡입기처럼 들이마실 수 있다. 꾸밈없는 고명은 면과 육수 맛을 해치지 않고, 비벼서 먹는 들기름 막국수 역시 풋풋하다. 남들보다 강한 입맛을 가졌다면 양념장을 넣어 비비면 해결이 된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오릉로 440-1.
◇강릉삼교리막국수 = 곧 겨울이면 햇메밀도 제때, 동치미도 철을 맞는다. 이 둘을 말아 먹으면 막국수다. 강릉에서 오랜 시간 명성을 떨친 동치미 막국숫집. 따로 슬러시처럼 살짝 얼린 동치미를 항아리째 내준다. 메밀국수에 붓고 젓가락으로 슬슬 헤치면 바로 먹을 준비가 된다. 여름날보다 더 청량한 동치미 국물 속 잠긴 무를 베어 물고 국수를 후루룩 빨아들이면 구수하고 달곰한 국수 한 저가 입속에서 완성된다. 배추를 넣고 얇게 부쳐낸 메밀전도 빼놓을 수 없다. 강원 강릉시 구정면 범일로 364.
◇춘원회관 = 남원 춘향 관광지 아래 콩물국수로 명성이 자자한 곳. 푸른색을 띠는 속청태 콩물을 진하게 갈아 메밀면을 말아낸다. 순메밀은 아닌지라 가무잡잡한 면발이지만 밀가루 국수와는 또 다른 식감과 향이 살아있다. 걸쭉한 콩물에도 지지 않는 메밀의 구수한 맛이 입속에 남는다. 워낙 커다란 사발에 콩물과 면을 두둑이 넣어주니 만두까지 추가하면 배가 불룩해진다. 그래도 시킬 수밖에. 뜨거운 국물에 말아주는 메밀소바(메밀국수) 메뉴도 따로 있다. 전북 남원시 양림길 14-10. 기자 admin@gamemong.in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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