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과학동아 제공


“‘진격의 거인’ 속 거인의 신체를 이루는 가장 유력한 물질은 에어로겔입니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가 한 설명입니다. 처음 들었을 땐 그저 웃겼는데 영상을 끄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깐, 그럴싸한데?’ 엉뚱한 상상에 한껏 진지하게 답하는 과학 콘텐츠를 최근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도를 한 발 앞서 무려 30년 넘게 꾸준히 이어온 선구자가 있습니다. 바로 이그노벨상입니다.

릴게임갓

테플론으로 코팅한 프라이팬 표면. 테플론을 음식에 섞어 먹으면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분자량이 커서 인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지만 임상시험은 아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이그노벨 화학상…포만감만 있고 칼로리는 없는 플라스틱 다이어트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요즘 다이어트는 기세가 아니라 기술의 영역이 됐습니다. 체중 관리용 주사제 위고비는 품귀 현상을 빚고 편의점 진열대는 제로 칼로리 음료로 가득합니다. 커피, 젤리, 심지어 초콜릿까지 ‘제로’라는 글자를 달고 나옵니다.
맛있는 건 먹고 싶지만 살은 찌기 싫은 다이어터라면 이번 연구에 주목해 보세요. 배부르게 먹어도 칼로리가 0인 야마토게임하기 식재료(?)가 등장합니다.
2016년 미국 세인트 바나바스 메디컬센터의 로텀 나프탈로비치 박사와 공동 연구팀은 “테플론(PTFE)을 음식에 섞어서 부피를 키우면 음식의 칼로리는 늘리지 않고도 먹은 후에 포만감을 높일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프라이팬 코팅제로 유명한 테플론은 화학회사 듀폰이 개발한 물질인 폴리 한국릴게임 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의 상품명입니다. 이 물질의 특징은 높은 안정성과 매끄러운 표면으로 인공혈관, 치과용 실, 의료용 튜브 등에 널리 쓰입니다.
맛과 냄새가 없으며 산에도 녹지 않고 체내에서 반응하지 않습니다. 즉 먹어도 인체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됩니다.
연구팀은 테플론의 이러한 물리적 특성을 이용한 다이어트 릴게임온라인 법을 제안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작은 테플론 알갱이를 음식에 섞어 먹는 겁니다.핵심은 ‘위의 팽창감’입니다.
사람은 ‘음식의 무게와 부피’를 기준으로 배부름을 느끼는데 테플론 분말을 음식에 섞으면 칼로리를 늘리지 않고도 부피를 키울 수 있습니다. 무미무취이므로 맛을 해치지 않고 잔당이나 흡수 문제도 없습니다.
연구팀은 과거 듀폰사가 수행한 동물실험 자료를 검토했습니다.쥐에게 90일 동안 사료의 25%를 테플론으로 대체해서 먹인 결과, 독성이나 염증, 생식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쥐들의 체중이 감소했습니다. 이후 농도를 10%로 줄인 실험에서도 유의미한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테플론의 분자량이 워낙 커서 장 점막을 통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됐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미국에서 특허까지 출원됐으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은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나프탈로비치 박사는 테플론 분말을 식이섬유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물리적 충전제’로 간주했지만, 이것이 실제로 인체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동물실험에서 테플론을 먹인 쥐의 체중이 감소한 원인이 포만감 향상 때문인지, 단순히 음식의 맛과 식감이 나빠져서 덜 먹었기 때문인지는 불분명합니다. 테플론 알갱이가 들어간 사료가 맛없어서 덜 먹은 것이라면, 테플론 섭취를 ‘맛있게 먹되 살은 안 찌는’ 다이어트법으로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는 음식과 체중 관리를 향한 현대인의 욕망이 얼마나 강한지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날씬한 몸을 얻을 수 있다면 문자 그대로 프라이팬이라도 씹어먹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좀 더 속도를 내서 플라스틱 말고 진짜 맛있는데 살은 찌지 않는 제로 칼로리 음식을 개발한다면 이그노벨상이 아닌 노벨상을 받지 않을까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제35회 이그노벨상 시상식에서 얼룩말 셔츠를 입고 소감을 발표한 일본의 고지마 토모키 연구원. improbable 제공


● 이그노벨 생물학상…“얼룩 줄무늬로 소를 칠하면 파리가 덜 꼬인다”
날벌레는 낙농가의 주된 골칫거리 중 하나입니다. 특히 말파리, 모기 등 흡혈 곤충은 소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날벌레가 많이 들러붙을수록 소가 꼬리, 다리, 귀 등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에너지를 소모해 젖의 양이 줄어듭니다. 
농가에서는 주로 살충제를 사용하지만 여기엔 내성 문제와 비용, 환경 오염이 뒤따릅니다. 그런데 줄무늬 하나로 파리를 덜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ARO)의 고지마 토모키 연구원은 얼룩말의 줄무늬가 흡혈 곤충을 막는다는 해외 논문을 읽고 ‘소에 얼룩말 무늬를 그려도 효과가 있을까?’라는 가설을 떠올렸습니다.
이 실험은 일본 아이치현의 한 목장에서 진행됐습니다. 연구팀은 일본흑우 여섯 마리를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얼룩말과 유사한 흑백 줄무늬로 파리 퇴치 효과를 입증한 일본흑우(상단)와 연구진이 이 퇴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검정 줄무늬만 칠하거나(하단 좌측), 무늬를 전혀 칠하지 않은(하단 우측) 일본흑우의 사진. improbable 제공


첫 번째는 흰색 페인트로 줄무늬를 칠한 흑백 줄무늬 그룹, 두 번째는 검은색 페인트로 칠한 검정 줄무늬 그룹, 세 번째는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그룹이었습니다. 각 그룹은 3일 동안 같은 방목장에서 생활했습니다. 연구팀은 각 소를 30분간 관찰하며 파리 회피 행동(머리 젓기, 귀 털기, 꼬리 휘두르기 등)을 얼마나 하는지, 몸통·다리에 착륙한 파리가 몇 마리인지 셌습니다.
그 결과 아무 무늬도 칠하지 않은 소는 파리가 평균 128.8마리, 검정 줄무늬 소는 평균 111.7마리가 붙은 반면, 흑백 줄무늬 소에는 파리가 평균 55.5마리만 붙었습니다. 머리를 흔들거나 꼬리를 휘두르는 등의 회피 행동 횟수도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소는 평균 54회, 검정 줄무늬 소는 평균 54.13회, 흑백 줄무늬 소는 평균 39.6회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흑백 줄무늬가 파리의 시각 정보에 교란을 일으켜 비행을 방해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파리는 두 눈에 맺히는 표적의 팽창 속도(optic flow)를 바탕으로 착륙 시점을 계산하는데 흑백이 반복된 줄무늬는 시야 전체의 팽창 패턴을 불규칙하게 만들어 소에 착륙을 망설이거나 실패하게끔 유도합니다. 착륙 직전 파리의 궤적을 분석한 결과, 흑백 줄무늬 소 근처에서 파리의 비행 궤도가 불안정하게 요동치며 착륙을 포기하는 장면이 반복 관찰됐습니다.
연구팀은 “줄무늬 패턴은 환경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친환경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소의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줄여 가축 복지에도 긍정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습니다. 수용성 페인트가 비, 햇빛, 땀에 쉽게 지워져서 자주 다시 칠해야 한다는 점, 연구 표본 수가 적고 실험 대상과 지역도 한정됐다는 점, 진흙이나 먼지 등 외부 요인으로 줄무늬가 흐려질 수 있다는 점 등입니다.
후속 연구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가까운 미래엔 얼룩소가 흔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늦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릴 때 줄무늬 옷을 한번 입어보면 어떨까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맥주 하이네켄의 뚜껑. 이번 이그노벨 평화상을 받은 연구는 독일어가 모국어인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학생들의 네덜란드어 능력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이그노벨 평화상…“가벼운 음주는 외국어 발음을 한결 자연스럽게 만든다”
한 끗의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마음을 고백할 때라든지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 파티에 갔는데 아무도 내게 말을 안 걸 때라든지 한마디만 꺼내면 되는데 좀처럼 목구멍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 말입니다. 
이럴 때 ‘술의 힘을 빌어’ 용기를 냈다는 무용담을 흔히 듣습니다. 그런데 플라시보 효과인 줄만 알았던 이 방법이 실제로 말을 더 잘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 외국어로 말할 때, 발음에 한해서입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영국 리버풀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가벼운 음주가 외국어 말하기 능력을 높일까?”라는 질문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엔 마스트리흐트대 심리학과 재학생 50명이 참여했습니다. 모두 독일어가 모국어이며 네덜란드어를 제2외국어로 배운 학생들이었습니다.
참가자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알코올 도수가 37.5%인 보드카를, 다른 그룹은 같은 양의 물을 마셨습니다. 15분 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해 평균 0.32‰(퍼밀·1퍼밀은 1000분의 1)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
다음으로 참가자들에게 네덜란드어로 대화를 나누게 하고 네덜란드 원어민 2명이 그 어학 실력을 평가했습니다. 평가자는 누가 술을 마셨거나 마시지 않았는지 모르는 블라인드 조건에서 참가자의 발음, 문법, 어휘 등을 0~100점 척도로 채점했습니다.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알코올이 인지 능력과 운동 기능을 떨어뜨려서 외국어 실력도 저하될 것이라는 연구팀의 당초 예상과 달리 술을 마신 그룹의 점수가 물을 마신 그룹의 점수보다 높았습니다. 네덜란드 원어민은 술을 마신 그룹의 네덜란드어가 더 잘 들렸으며 특히 발음이 더 양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법이나 어휘력 점수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가벼운 음주가 긴장을 완화해서 외국어 발음과 억양을 보다 자연스럽게 만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술이 언어 실력 자체를 높이는 게 아니라, 외국어로 말한다는 긴장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연구를 이끈 프라이부르크대 심리학연구소의 프리츠 레너 박사는 “외국어 실력이 아니라 심리적 부담이 문제일 수 있다”며 “언어 불안을 줄이는 새로운 접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의 결론이 알코올 섭취를 장려하지는 않습니다. 실험에서 사용된 알코올은 극히 적은 양이었고 실험 대상이 독일어·네덜란드어 화자에 한정돼 다른 언어권으로의 일반화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어학 실력의 평가도 전문 교사 대신 원어민 일반인에게 맡긴 만큼 객관적 검증이 더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고농도 음주는 오히려 발음을 불명확하게 하고 어휘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번 결과는 단지 ‘저용량’에 한정된 현상”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수납 효율을 우선해서 제작된 신발장에 가지런히 정리된 신발들. 이런 물리적 구조의 신발장은 신발의 발냄새가 배출, 탈취되지 않아서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이그노벨 공학설계상…“완벽한 살균보다 견딜 만한 탈취를 목표로 한 신발장”
비카쉬 쿠마르 인도 시브 나다르대 디자인과 교수는 어느 날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학생들이 신발을 방 밖 복도에 늘어놓고 있었던 겁니다. 쿠마르 교수는 사람들이 신발장에 공간이 충분한데도 신발을 넣지 않는 이유를 조사했습니다. 답은 냄새였습니다.
시브 나다르대 1학년 학생 1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자신의 신발이나 다른 사람의 신발 냄새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대부분의 신발장은 수납 효율, 공간 절약, 디자인 등의 물리적 조건에 맞춰서 제작됩니다. 그 결과 신발장에 발냄새가 점점 고이고 사용자는 열기를 꺼리게 됩니다
쿠마르 교수는 “발냄새는 땀과 각질을 분해하며 발생하는 키토코쿠스 세덴타리우스 같은 세균의 부산물”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균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번식해 특유의 악취를 풍기는 아이소발레르산도 생성합니다. 
즉 발냄새를 없애려면 원인균을 제거해야 합니다. 연구팀은 자외선(UV-C) 조명을 택했습니다. 파장 270~280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의 자외선은 세균의 DNA를 파괴해 번식을 억제합니다. 자외선 신발 살균기는 이미 시판 중입니다. 하지만 한 번에 한 켤레만 소독할 수 있고 원인균을 완전 사멸시키는 데 긴 시간이 걸립니다.
쿠마르 교수팀은 살균 그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가 불쾌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최소 살균 유효량을 찾아 효율적으로 만족감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실험엔 시브 나다르대 운동선수들이 신던 악취가 심한 운동화 12켤레를 썼습니다. 
연구팀은 운동화를 종이로 만든 밀폐형 신발장에 넣고 11W 자외선 램프에 노출시켰습니다. 2~15분간 빛을 조사한 뒤 후각 평가(1~5점)로 발냄새와 고무 타는 냄새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2분이면 사용자가 느끼는 발냄새는 거의 0에 수렴했습니다. 반면 4분이 넘으면 발냄새는 완전히 사라지지만 고무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2~3분이 가장 이상적인 탈취 시간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여러 켤레를 동시 탈취하는 신발장 구조’가 가장 실용적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 실험은 세균 수(CFU) 감소, 살균률 같은 정량 근거가 부족하고 결과를 주관적 후각 평가에 의존한 한계가 있습니다. 또 장기 사용 시의 소재 변성, 인체 안전성의 평가도 부족합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느끼는 심리적 임계점을 기준으로 살균 강도와 시간을 최적화한 접근은 발냄새 탈취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끌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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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객원기자 none@donga.com] 기자 admin@seastorygame.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