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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로 야속했지만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2009년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나치 장교 한스 란다.
악역이 등장하는 영화는 대개 악역이 얼마나 악한지를 보여주는 데서 성패가 갈린다.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악행을 얼마나 생생하게 그려내는지가 결말부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를 키우기 때문이다.
2009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도 악랄하기 그지없는 나치 장교가 나온다. 할리우드배우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이 나치 장교는 그야말로 거칠 것 없는 전쟁범죄자다. 뛰어난 직감과 경 바다이야기게임방법 험으로 수많은 유태인을 찾아내 망설임 없이 처단한다.
특이한 점은 시종일관 여유롭고 유머가 넘치며 예의 바른 그의 행동이다. 말소리를 죽이고 보면 오히려 주변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친절한 표정은 그래서 더 소름 끼치게 다가온다.
그는 이 배역으로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한 뒤 한 토크쇼에 출연해 어떻게 그렇게 악한 연기를 릴게임하는법 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 사람은 악하지 않았어요." 유태인 일가족을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몰살하는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악한 인물을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누구도 자신이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점잖고 나긋한 얼굴이라 더 불쾌했던 왈츠의 나치 장교 연기가 찬사를 받은 비결이다.
릴게임사이트왈츠의 고백을 영화 이야기로만 끝낼 수 없는 것은 요즘의 풍경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강 대 강(强對强)의 충돌 속에 모두가 자신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역설이 반복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넘게 이어가는 동토의 전쟁터가 그렇다. 수십만명의 민간인이 죽고 다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역시 그런 경우다.
릴게임골드몽 피가 튀는 전쟁터에서 벗어나 평온해 보이는 일상이라고 해서 다르진 않다. 한때 다양성과 상호주의의 종주국으로 '아메리칸드림'의 씨앗을 퍼뜨렸던 미국에서조차 '나는 옳다'는 확신이 정치의 중심에 자리 잡은 지 꽤 오래다. 헌법, 자유, 민주주의, 미국적 가치를 내세우는 모든 진영이 스스로를 유일한 최후의 방파제로 규정하면서 상대를 몰아붙인다. 지지층은 골드몽게임 확신을 더 굳히고 정치인은 그 확신을 자극해 세를 넓히는 데 몰두한다.
20여일 뒤 뉴욕시장에 취임하는 조란 맘다니 당선인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하고 맘다니는 "파시스트"라고 받아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확신만 넘쳐나는 정치판에서 말은 대화가 아니라 상대를 규정하고 공격하는 도구가 됐다.
문제는 이런 믿음은 어떤 식으로든 폭력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왈츠가 연기한 나치 장교의 유머와 여유가 오히려 공포였던 것처럼 '내가 옳다'는 평온한 확신은 상대를 더 악마화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고 자신은 선으로 설정하는 순간 타협의 정치가 설 곳은 사라지고 정치는 도덕의 전쟁터로 전락한다.
나치즘을 파고들었던 한나 아렌트는 일찌기 '내 선택은 완벽하다'는 믿음은 생각을 멈춘 선의일 뿐이라고 했다. 생각을 멈춘 선의와 자기확신이 순식간에 대중을 사로잡은 뒤 어떤 독으로 돌아왔는지 뼈저리게 경험한 지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았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가 지배하는 곳엔 타협과 협상, 비판적 사고가 뿌리내릴 수 없다.
악마는 천사의 얼굴로 온다. 사람들이 최악의 선택에 빠져드는 것은 타락의 속삭임이 평범한 말투와 단정한 논리, 약간의 유머, 그리고 필연적으로 국가를 위한 결단이라는 달콤한 포장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왈츠가 보여준 것도 바로 그 점이었다. 정치가 '나만 옳은' 신념의 전장이 되는 순간 어제까지 평범했던 얼굴들은 언제든 새로운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한국 정치의 오늘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걱정이 깊어지는 밤이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기자 admin@seastorygame.to
악역이 등장하는 영화는 대개 악역이 얼마나 악한지를 보여주는 데서 성패가 갈린다.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악행을 얼마나 생생하게 그려내는지가 결말부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를 키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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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믿음은 어떤 식으로든 폭력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왈츠가 연기한 나치 장교의 유머와 여유가 오히려 공포였던 것처럼 '내가 옳다'는 평온한 확신은 상대를 더 악마화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고 자신은 선으로 설정하는 순간 타협의 정치가 설 곳은 사라지고 정치는 도덕의 전쟁터로 전락한다.
나치즘을 파고들었던 한나 아렌트는 일찌기 '내 선택은 완벽하다'는 믿음은 생각을 멈춘 선의일 뿐이라고 했다. 생각을 멈춘 선의와 자기확신이 순식간에 대중을 사로잡은 뒤 어떤 독으로 돌아왔는지 뼈저리게 경험한 지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았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가 지배하는 곳엔 타협과 협상, 비판적 사고가 뿌리내릴 수 없다.
악마는 천사의 얼굴로 온다. 사람들이 최악의 선택에 빠져드는 것은 타락의 속삭임이 평범한 말투와 단정한 논리, 약간의 유머, 그리고 필연적으로 국가를 위한 결단이라는 달콤한 포장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왈츠가 보여준 것도 바로 그 점이었다. 정치가 '나만 옳은' 신념의 전장이 되는 순간 어제까지 평범했던 얼굴들은 언제든 새로운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한국 정치의 오늘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걱정이 깊어지는 밤이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기자 admin@seastorygame.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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