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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였다. 어쩌다 맘만 생물이 화가 파견 같이■ 글 : 정승조 아나운서 ■
우리는 보통 흔적을 지우며 살아갑니다.
번진 색은 덮고, 갈라진 표면은 고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죠.
그런데 한 작가는 그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이걸 꼭 지워야 할까?"
정대훈 작가의 전시 '고색의 우주'는 오래된 색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울 수 있었던 흔적을 끝내 남겨둔 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지 위에 스며든 색, 의도하지 않게 생긴 균열 그리고 그 앞에서 수없이 반복된 망설임.
야마토게임연타 이번 아트홀릭은 ‘고색’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작가의 선택과 판단의 순간들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색이 아니라 시간으로 완성된 화면.
그 작은 표면 안에서 펼쳐지는 하나의 우주를 지금부터 함께 들여다봅니다.
정승조의 아트홀릭은 홍건익가옥 기획 초대 봇짐전 '고색의 우주'의 '정대훈 작가'를 만났습니다 바다이야기릴게임 .
■ 전시 제목이 '고색의 우주'입니다. ‘고색’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고 계신가요?
전시 전경
‘고색(古色)’은 단순히 오래돼 보이는 색을 말하지 않아요.
제게 고색은 시간 바다이야기릴게임 이 층층이 쌓이며 만들어낸 밀도이고요.
인간의 손길과 자연의 흐름이 함께 남긴 기억의 색에 더 가깝습니다.
한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바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깊어지고 안정된 톤을 갖게 되는데요.
저는 그 변화를 보면서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색의 깊이, 그러니까 시간이 만들어낸 색감을 ‘고색’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으로 바라보게 됐어요.
그래서 고색은 과거에 머무는 색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고색’은 한지의 고유성, 반복되는 작업의 흔적 그리고 물성과 물성이 만나며 생겨나는 미묘한 색의 변화들을 통해 완성됐다고 느꼈고요.
근데 작업을 하다 보니 더 확실해지 릴게임바다이야기 더라고요.
이건 제가 기술로 ‘오래돼 보이게’ 만든 게 아니라, 시간을 통과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변화에 가깝다는 걸요.
한지는 제가 손을 멈춰도 계속 변해요. 마르고, 번지고, 바래고, 갈라지고요.
그 과정을 보고 있으면 이번 작업물은 한지쟁이인 제가 만든 결과라기보다, 시간이 지나가며 남긴 자리처럼 느껴져요.
‘고색의 우주’라는 제목도 그래서 붙였습니다.
그렇게 쌓인 흔적들이 한 화면 안에서는 아주 작게 보이기도 하거든요.
근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작은 흔적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색이 예뻐졌나’보다 ‘시간이 여기서 어떤 표정을 남겼나’를 먼저 보게 됩니다.
■ 작가님만의 ‘고색 기법’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전시 전경
저는 한지를 그냥 바탕으로 쓰지는 않아요.
한지는 구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시간이고요.
한지를 여러 겹 붙였다가 찢고, 눌러서 층을 만듭니다.
그 위에 섬유 물감이나 한지풀, 옻칠을 올리는데요. 이게 한 번에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색이 너무 빨리 스며들면 좀 기다리고요. 생각보다 번지면 일단 그냥 둡니다.
말랐을 때 다시 볼지, 덮을지 그때 가서 결정해요.
사실 하나부터 열까지 계획대로 되는 작업이라기 보다는 대부분은 그때그때 판단의 연속이에요.
그래서 색을 만든다기보다 시간이 색을 만들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더 큽니다.
결국 제 작업은 ‘올리는 손’보다 ‘멈추는 손’이 더 많이 나오는 과정이에요.
■ 작품 속 균열과 층위는 어떤 의미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균열은 작업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요소예요.
처음엔 저도 많이 지우려고 했어요.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같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건 재료가 만든 결과인데, 왜 내가 꼭 통제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전시에서는 균열을 실패로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 왜 여기서 갈라졌는지를 좀 더 들여다봤어요.
완전하지 않아서 시간이 보이고, 닳아서 오히려 살아 있는 느낌이 난다고 생각해요.
표면에 남은 흔적들은 여기까지 작업이 와버렸다는, 한마디로 부정할 수 없는 기록 같아요.
균열 하나가 생기면 그 주변의 색이 얇아진 자리까지 같이 기록처럼 남아버리거든요.
■ 한지 공예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시지요?
전시 전경
고색한지를 처음 창안하신 1세대 한지공예가인 아버지(정순석) 영향이 컸어요.
어릴 때부터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지 곁으로 들어가게 됐죠.
처음엔 아버지가 해오신 작업을 열심히 이어가는 게 제 일이었는데요.
몇 해 전부터는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고요.
‘내가 할 수 있는 고색한지는 뭘까’를 찾는 과정으로 작업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한지는 우리 일상과 역사 속에 오래 존재해온 재료잖아요.
저는 그걸 전통이나 가업이라는 틀 안에만 두기보다는 제 작업 안에서 새롭게 해석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지 공예는 저에게 어떤 기법을 ‘선택’한 결과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도 계속 새로 연구해 나가는 과정이에요.
손으로 붙이고, 말리고, 다시 떼어내는 걸 반복하다 보니 작업이 점점 제 호흡이랑 비슷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한지는 뭔가를 표현하기 위한 재료라기보다, 제가 생각을 정리하고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대상이 됐어요.
붙이고 말리고 다시 떼는 그 반복이, 어느 순간 제 하루의 리듬이 돼버린 것 같아요.
■ 전통성과 현대성의 균형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작업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그렇게 하면 작업이 멈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저에게 전통은 지켜야 할 정답이라기보다 계속 질문해야 할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전통 한지의 제작 방식이나 물성은 존중하지만, 그걸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요.
지금의 공간과 지금의 감각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을지를 더 고민합니다.
전통과 현대를 나누기보다 같은 시간 위에서 조금 다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옛 방식’ 자체가 목표라기보다 지금의 일상과 생활방식에서도 살아남는 방식인가를 계속 고민해봅니다.
■ 전시 공간인 ‘홍건익가옥’은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전시 전경
홍건익가옥에 처음 들어갔을 때, 공간 자체가 이미 하나의 전시처럼 느껴졌어요.
벽과 마루, 빛의 방향까지 다 시간이 만들어 놓은 상태라서요.
그래서 작품을 강하게 드러내기보다는 공간 안에 스며들게 두고 싶었습니다.
작품이 튀어나오기보다 조금 물러서 있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람객이 작품을 보면서 같이 걷고, 멈추고, 머무르는 경험을 하길 바랐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작품이 주인공이 되기보다 하나의 풍경이 되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느꼈어요.
같은 작품이라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보이려는 마음’이 아니라 ‘머무는 결’이 달라지더라고요.
■ 작가님이 말하는 ‘우주’란 무엇인가요?
제가 말하는 우주는 별이 가득한 거대한 세계는 아니에요.
한지 섬유 사이의 결과, 색이 스며든 자국, 균열과 균열 사이의 간격 같은 아주 작은 질서에 더 가깝습니다.
작품을 오래 보고 있으면 처음엔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거든요.
그 안에서 각자 다른 시간을 보내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점처럼 흩어졌던 흔적들이, 조금만 거리를 두면 결로 이어져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
■ 이번 전시 이후의 작업 방향도 궁금합니다.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과 공간, 관람자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중요하게 봤어요.
설명을 많이 하지 않아도 경험이 남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는 한지를 평면에만 두지 않고요. 설치나 공간 작업으로 더 확장해보고 싶어요.
‘고색’이라는 개념도 재료, 장소, 시간의 관계 안에서 계속 바뀌고 흔들리게 두려고 합니다.
한지를 ‘벽에 거는 화면’에서 끝내지 않고, 공간을 지나가게 만드는 재료로도 써보고 싶어요.
(사진 제공: 한지공예가 정대훈)
■ 작가 소
우리는 보통 흔적을 지우며 살아갑니다.
번진 색은 덮고, 갈라진 표면은 고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죠.
그런데 한 작가는 그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이걸 꼭 지워야 할까?"
정대훈 작가의 전시 '고색의 우주'는 오래된 색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울 수 있었던 흔적을 끝내 남겨둔 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지 위에 스며든 색, 의도하지 않게 생긴 균열 그리고 그 앞에서 수없이 반복된 망설임.
야마토게임연타 이번 아트홀릭은 ‘고색’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작가의 선택과 판단의 순간들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색이 아니라 시간으로 완성된 화면.
그 작은 표면 안에서 펼쳐지는 하나의 우주를 지금부터 함께 들여다봅니다.
정승조의 아트홀릭은 홍건익가옥 기획 초대 봇짐전 '고색의 우주'의 '정대훈 작가'를 만났습니다 바다이야기릴게임 .
■ 전시 제목이 '고색의 우주'입니다. ‘고색’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고 계신가요?
전시 전경
‘고색(古色)’은 단순히 오래돼 보이는 색을 말하지 않아요.
제게 고색은 시간 바다이야기릴게임 이 층층이 쌓이며 만들어낸 밀도이고요.
인간의 손길과 자연의 흐름이 함께 남긴 기억의 색에 더 가깝습니다.
한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바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깊어지고 안정된 톤을 갖게 되는데요.
저는 그 변화를 보면서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색의 깊이, 그러니까 시간이 만들어낸 색감을 ‘고색’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으로 바라보게 됐어요.
그래서 고색은 과거에 머무는 색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고색’은 한지의 고유성, 반복되는 작업의 흔적 그리고 물성과 물성이 만나며 생겨나는 미묘한 색의 변화들을 통해 완성됐다고 느꼈고요.
근데 작업을 하다 보니 더 확실해지 릴게임바다이야기 더라고요.
이건 제가 기술로 ‘오래돼 보이게’ 만든 게 아니라, 시간을 통과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변화에 가깝다는 걸요.
한지는 제가 손을 멈춰도 계속 변해요. 마르고, 번지고, 바래고, 갈라지고요.
그 과정을 보고 있으면 이번 작업물은 한지쟁이인 제가 만든 결과라기보다, 시간이 지나가며 남긴 자리처럼 느껴져요.
‘고색의 우주’라는 제목도 그래서 붙였습니다.
그렇게 쌓인 흔적들이 한 화면 안에서는 아주 작게 보이기도 하거든요.
근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작은 흔적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색이 예뻐졌나’보다 ‘시간이 여기서 어떤 표정을 남겼나’를 먼저 보게 됩니다.
■ 작가님만의 ‘고색 기법’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전시 전경
저는 한지를 그냥 바탕으로 쓰지는 않아요.
한지는 구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시간이고요.
한지를 여러 겹 붙였다가 찢고, 눌러서 층을 만듭니다.
그 위에 섬유 물감이나 한지풀, 옻칠을 올리는데요. 이게 한 번에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색이 너무 빨리 스며들면 좀 기다리고요. 생각보다 번지면 일단 그냥 둡니다.
말랐을 때 다시 볼지, 덮을지 그때 가서 결정해요.
사실 하나부터 열까지 계획대로 되는 작업이라기 보다는 대부분은 그때그때 판단의 연속이에요.
그래서 색을 만든다기보다 시간이 색을 만들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더 큽니다.
결국 제 작업은 ‘올리는 손’보다 ‘멈추는 손’이 더 많이 나오는 과정이에요.
■ 작품 속 균열과 층위는 어떤 의미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균열은 작업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요소예요.
처음엔 저도 많이 지우려고 했어요.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같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건 재료가 만든 결과인데, 왜 내가 꼭 통제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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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왜 여기서 갈라졌는지를 좀 더 들여다봤어요.
완전하지 않아서 시간이 보이고, 닳아서 오히려 살아 있는 느낌이 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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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 공예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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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아버지가 해오신 작업을 열심히 이어가는 게 제 일이었는데요.
몇 해 전부터는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고요.
‘내가 할 수 있는 고색한지는 뭘까’를 찾는 과정으로 작업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한지는 우리 일상과 역사 속에 오래 존재해온 재료잖아요.
저는 그걸 전통이나 가업이라는 틀 안에만 두기보다는 제 작업 안에서 새롭게 해석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지 공예는 저에게 어떤 기법을 ‘선택’한 결과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도 계속 새로 연구해 나가는 과정이에요.
손으로 붙이고, 말리고, 다시 떼어내는 걸 반복하다 보니 작업이 점점 제 호흡이랑 비슷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한지는 뭔가를 표현하기 위한 재료라기보다, 제가 생각을 정리하고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대상이 됐어요.
붙이고 말리고 다시 떼는 그 반복이, 어느 순간 제 하루의 리듬이 돼버린 것 같아요.
■ 전통성과 현대성의 균형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작업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그렇게 하면 작업이 멈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저에게 전통은 지켜야 할 정답이라기보다 계속 질문해야 할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전통 한지의 제작 방식이나 물성은 존중하지만, 그걸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요.
지금의 공간과 지금의 감각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을지를 더 고민합니다.
전통과 현대를 나누기보다 같은 시간 위에서 조금 다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옛 방식’ 자체가 목표라기보다 지금의 일상과 생활방식에서도 살아남는 방식인가를 계속 고민해봅니다.
■ 전시 공간인 ‘홍건익가옥’은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전시 전경
홍건익가옥에 처음 들어갔을 때, 공간 자체가 이미 하나의 전시처럼 느껴졌어요.
벽과 마루, 빛의 방향까지 다 시간이 만들어 놓은 상태라서요.
그래서 작품을 강하게 드러내기보다는 공간 안에 스며들게 두고 싶었습니다.
작품이 튀어나오기보다 조금 물러서 있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람객이 작품을 보면서 같이 걷고, 멈추고, 머무르는 경험을 하길 바랐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작품이 주인공이 되기보다 하나의 풍경이 되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느꼈어요.
같은 작품이라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보이려는 마음’이 아니라 ‘머무는 결’이 달라지더라고요.
■ 작가님이 말하는 ‘우주’란 무엇인가요?
제가 말하는 우주는 별이 가득한 거대한 세계는 아니에요.
한지 섬유 사이의 결과, 색이 스며든 자국, 균열과 균열 사이의 간격 같은 아주 작은 질서에 더 가깝습니다.
작품을 오래 보고 있으면 처음엔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거든요.
그 안에서 각자 다른 시간을 보내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점처럼 흩어졌던 흔적들이, 조금만 거리를 두면 결로 이어져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
■ 이번 전시 이후의 작업 방향도 궁금합니다.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과 공간, 관람자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중요하게 봤어요.
설명을 많이 하지 않아도 경험이 남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는 한지를 평면에만 두지 않고요. 설치나 공간 작업으로 더 확장해보고 싶어요.
‘고색’이라는 개념도 재료, 장소, 시간의 관계 안에서 계속 바뀌고 흔들리게 두려고 합니다.
한지를 ‘벽에 거는 화면’에서 끝내지 않고, 공간을 지나가게 만드는 재료로도 써보고 싶어요.
(사진 제공: 한지공예가 정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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