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라는 할리우드 영화가 있다. 영화 제목은 '불가능한 임무'로 풀이되는 데, 주인공이 극도로 어렵거나 불가능한 임무를 맡아 해결하는 줄거리다. 그런데 100년 전 조선에도 불가능한 임무를 척척 해낸 '조선판 미션 임파서블'의 주인공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이 중국 상해 임시정부를 통해 이뤄졌다. 그러한 활동이 가능했던 이유는 조국에서 뜻있는 이들이 십시일반 보내 준 독립자금이 있었다.

의령 출신의 '백산 안희제'(1885~1943) 선생은 이 독립 자금 야마토릴게임 을 일제의 감시를 피해 적재적소에, 임시정부에 조달해 준 사람이다. 그 규모가 임시정부 운영자금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으니 그의 역할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여기 그가 얼마나 불가능한 임무를 잘 수행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백산, 골드몽 나를 용서해 주게. 내가 준 돈이 절반만이라도 임시정부에 전달됐으면 다행이라고 늘 생각했던 나를 용서해 주게'

의령에 새로 지어진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에 있는 안희제 기념관'에는 이러한 구절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

경주 최부자댁 12대손으로 큰 부자로 알려진 '최 황금성릴게임 준'은 상해 임시정부를 비롯해 수많은 독립운동 단체를 지원했다.

1945년 광복 후 최준을 만난 김구는 그가 지금껏 건넨 독립 자금이 빼곡히 기재돼 있는 장부책을 건넸다.

장부책을 확인한 최준은 자신이 안희제에 건넨 독립 자금이 한 푼도 빠짐없이 임시정부에 전달된 사실 바다이야기게임기 을 알고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피해 조선에서 멀리 떨어진 상해 임시정부로 독립 자금을 전달하는 일은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일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최준은 자신이 지원한 독립 자금이 절반만이라도 임시정부에 전달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야마토게임방법하지만 김구가 건넨 장부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전부 다 전달된 것을 확인한 최준은 2년 전 일제의 고문으로 순국한 안희제의 노고를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전해 온다.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 앞 안희제 선생 동상





◇"나라가 망해 가고 있는데 옛날 책만 읽으면 무슨 소용"

안희제는 1885년 의령의 한 유학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로 외교권이 박탈되자, "나라가 망해 가고 있는데 시대에 맞지 않는 옛날 책만 읽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라며 집안 어른들을 설득해 경성에서 신학문을 배웠다.

국권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교육의 중요성을 체감한 안희제는 고향 의령에 1907년 창남학교, 1908년 의신학교를 잇달아 설립하며 청소년 교육에 힘썼다.

이듬해인 1909년에는 동래에 구명학교를 건립하고 자신이 직접 교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학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문중의 도움이 컸다.

문중 탐진 안씨는 의령군 부림면 입산리에 수백 년간 터를 잡고 살아왔다. 안희제를 비롯해 안학수, 안창제, 안준상, 안호상, 안균, 안기종, 안효제 등 수많은 독립 유공자와 애국지사를 배출한 유서 깊은 가문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안창제는 1905년 을사늑약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으며 1910년 국권피탈을 당하자, 만주로 망명해 대한독립청년단을 조직해 활동했다.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 내부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 전시물





◇대동청년단과 백산상회, 독립 위한 치열한 삶

안희제는 학교 설립에 그치지 않고, 1909년 10월 동래에서 여러 뜻있는 인사들과 항일 단체인 대동청년단을 결성했다.

대동청년단은 군자금 조달과 인재 양성, 국내외 독립운동가들의 비밀 연락망 구축 등을 목표로 활동했다.

특히 해방 직전까지 한 번도 발각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며, 만주 지역의 독립운동가들과도 연계했다.

안희제는 초대 부단장과 2대 단장을 역임하며 조직을 이끌었다. 훗날 안희제 선생이 설립한 백산상회와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안희제는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독립운동가들이 식량과 무기를 구하지 못해 고초를 겪는 것을 목격했다.

국권 회복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경제적 자립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백산상회를 설립한 것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있다. 백산상회는 1914년 안희제가 부산에 설립한 민족 기업이자 독립운동 전진기지다.

설립 초기에는 곡물, 면포, 해산물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상회였지만 영남 지역 지주들의 지원을 받아 1918년에는 자본금 14만 원 규모의 백산무역 주식회사로 성장했다.

겉으로는 무역회사로 운영되며 일본의 감시망을 피했지만 실제로는 국내외 영업망을 구축해 상해 임시정부를 비롯한 여러 독립운동 단체에, 비밀리에 연락하고 독립 자금을 지원하는 거점 역할을 했다.

백산상회는 특히 임시정부의 주요 자금원 중 하나로 일제강점기 애국지사들의 항일 투쟁에 크게 이바지했다.

안희제는 백두산의 줄임말인 '백산'이라는 호를 사용했다. 그가 세운 회사인 '백산상회'도 이름도 여기에서 따왔다. 백범 김구, 백야 김좌진과 함께 당대 '삼백'이라 불리었다.
 





의령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









백산 안희제 선생이 보성전문 재학 당시 사용한 교과서 제공=부산 백산기념관





◇김구의 신뢰 "백산을 믿고 도움을 받아라"

백산상회의 독립 자금 전달은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다.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는 암호화하거나 이중장부를 사용하며 일제의 감시와 추적을 피했다.

이러한 치밀한 방식을 통해 안희제는 막대한 자금을 상해 임시정부에 조달할 수 있었다.

임시정부를 이끈 김구 선생은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백산(안희제)을 아버지처럼 믿고 자금 도움을 받아라"고 말할 정도로 신뢰했다.

안희제는 독립 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언론, 종교운동을 통해 미래 세대 양성에 힘썼다.

1919년 3.1운동 직후 영남 지역 유지들과 힘을 합쳐 기미육성회를 조직해 청년들의 해외 유학을 적극 도왔다.

또한 독립운동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여겨 1926년 지인들과 중외일보를 발행하고 항일 여론을 고조시켰다.

1928년 백산상회가 일제의 탄압으로 문을 닫게 되고, 언론 활동마저 막히게 되자 안희제는 더 이상 국내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1933년 만주로 망명한다.

옛 발해의 수도인 만주 동경성 지역에 발해농장을 설립하고, 독립운동 세력을 규합하는 등 항일운동 거점으로 활용했다.

안희제는 대종교 인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대종교는 단군을 중심으로 민족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는 민족 종교였기에 강력한 항일 민족의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백산 안희제 선생. 제공=부산 백산기념관





일제는 대종교를 단순한 종교 단체가 아닌 항일 독립운동 조직으로 간주했다. 1942년 11월 조선어학회 사건과 연계해 대대적인 탄압에 나섰다.

대종교 간부 20여 명이 체포됐는데, 안희제도 일제에 끌려가 모진 고문 끝에 1943년 8월 병보석으로 풀려난 지 하루 만에 순국한다. 그의 나이 58세였다.

광복과 함께 꿈에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온 김구 선생이 가장 보고 싶어 했던 사람, 백산 안희제.

순국하는 그날까지 그의 삶은 오롯이 독립운동 뿐이었다. 고향 의령군은 지난 5월 선생의 삶과 업적을 기리고 독립운동가로서의 발자취를 기억하는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을 개관했다.

선생이 백산상회를 설립한 부산 중구청에는 백산기념관이 건립돼 선생을 기리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한평생 조국 독립에 헌신한 선생의 공적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의령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









부산 백산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안희제 선생의 벼루와 화로. 제공=부산 백산기념